문제
이 카테고리의 브랜드는 전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결혼정보회사와 소개팅 서비스는 회사를 팝니다. 회원 수, 성혼율, 검증 절차, 보안. 전부 맞는 말이지만 어느 회사나 같은 말을 합니다. 그래서 이 카테고리의 브랜드는 이름을 가려놓으면 구분이 안 됩니다.
게다가 이 서비스의 실체는 결국 사람이 사람을 이어주는 일입니다. 정작 그 사람은 브랜드 어디에도 없는데, 고객은 사람을 믿고 맡깁니다. 여기에 큰 간극이 있었습니다.
시작 시점에는 이름조차 없었습니다. 무엇을 팔 것인지부터 정해야 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접근
로고를 그리기 전에,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지부터 정했습니다.
카테고리 관성 확인
경쟁 브랜드들이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는지 정리했습니다. 다들 같은 말을 한다는 것은, 아무도 하지 않는 말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네이밍
브랜드 이름 안에 사람의 이름을 넣기로 했습니다. 이 결정 하나가 이후 모든 것의 전제가 됐습니다.
브랜드 컨셉 · 아이덴티티
이름이 사람이라면 브랜드도 사람처럼 굴어야 합니다. 캐릭터가 성립하도록 톤과 시각 요소를 설계했습니다.
홈페이지 구축
그 캐릭터가 실제로 작동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회원 수 배너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 나오는 구조입니다.
이 카테고리는 회사를 판다. 우리는 사람을 세웠다.
결혼정보회사가 회사를 앞세우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개인이 드러나면 리스크가 되고, 조직으로 보여야 신뢰가 선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들 같은 얼굴을 합니다.
하지만 고객이 실제로 믿는 대상은 회사가 아니라 자기를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을 뒤에 숨길 이유가 없습니다. 이름 안에 사람을 넣는 것은 잘 보이려는 장치가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는 신뢰의 구조를 그대로 드러내는 일입니다.
대신 조건이 붙습니다. 사람을 세우면 그 사람이 계속 감당해야 합니다. 브랜드가 캐릭터로 성립하려면 톤·시각·화법이 한 사람처럼 일관돼야 하고, 그 일관성은 로고 하나로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네이밍부터 웹까지 한 번에 설계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 일
네이밍 · 브랜드 컨셉 · 아이덴티티 · 홈페이지를 한 흐름으로 설계했습니다.
브랜드가 사람의 이름을 쓰는 순간, 모든 접점이 그 사람처럼 말해야 합니다. 로고·컬러·타이포는 물론이고 문장의 어투까지 하나의 인격으로 맞췄습니다. 여기가 어긋나면 이름만 사람이고 속은 회사인, 가장 어색한 상태가 됩니다.
홈페이지는 그 캐릭터가 실제로 작동하는 자리로 만들었습니다. 첫 화면에서 회원 수나 실적을 내세우는 대신 사람이 먼저 보이도록 구성했고, 이후 화면은 방문자가 궁금해하는 순서를 따라갑니다.
10년 넘게 여러 차례 이어온 작업이라 브랜드가 자란 과정을 그대로 보고 있습니다. 한 번 만들고 끝난 아이덴티티가 아니라, 쌓이면서 단단해진 쪽입니다.
결과
광고가 아니라 방송국과 출판사가 먼저 연락해왔고, 이 카테고리에서는 보기 힘든 팬덤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브랜딩과 홈페이지 구축만으로 나온 반응입니다. 미디어는 회사를 섭외하지 않습니다. 섭외되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고, 팬덤이 붙는 대상도 회사가 아니라 캐릭터입니다. 이름 안에 사람을 넣은 판단이 실제로 회수된 지점입니다.